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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도서관 열람실 (3B열람실) 탐방기

꽁난이 2023. 10. 26. 16:02

요새 방구석에 짱박혀서 공부만 하다보니 뭔가 슬럼프가 온 것 같다. 

가을타는 느낌은 아니고, 외롭다거나 힘든 일도 없다. 

하지만 공부가 평소와 달리 잘 되지 않는다. 

어제는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쉬었음에도 불구하고, 공부가 손에 잡히질 않고 이해가 잘 되지 않아 무작정 밖을 나서기로 했다. 

 

무작정 집을 나왔는데 갈 곳이 딱히 없었다. 바람도 쐴겸 설렁설렁 공부도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꼬리에 꼬리를 물며 생각하다보니 서울 각지에 있는 도서관을 돌아다니면 어떨까 싶었다. 

어딜 가면 좋을까? 

이게 맞나..??

우리나라에서 제일 유명한 도서관?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대학에 있는 도서관에 간다. 

그래서 나는 의식의 흐름에 따라 서울대학교 도서관에 가게 된다. 

 

서울대학교는 가보고 싶다.. 생각은 몇 번 했지만 처음 가봤다. 

다만 전부터 궁금했던 점은 학교가 얼마나 넓길래 버스가 다닐까 궁금했었다. 

그 궁금증은 쉽게 풀렸다. 서울대학교는 정말 크다. 

내가 가본 여러 대학들 중 제일 크고 넓었다. 

심지어 모든 학과가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의과대학은 종로에 있고, 수의대는 또 별도 건물에 따로 위치해 있다.)

 

게다가 내가 가고자 하는 도서관은 산 중턱에 위치해 있다.

N사 지도 앱으로 "샤"로 불리는 건축물이 있는 입구에서 도서관까지 걸어서 22분이 걸린다고 나온다. 

평지를 걸어서 22분가면 그나마 다행이지 오르막길을 22분동안 가야한다. 

 

서울대 친구들은 내 의지와는 상관 없이 반 강제적으로 학과 두 세군데만 왔다 갔다만 해도 참 건강해지겠다 싶었다.

그래서 그런지.. 수많은 셔틀버스가 운행되고 있었다.
(물론 외부인은 탈 수 없다.)

여기가 3A열람실로 가는 입구이자 관리실이 있는 곳이다

워낙 정보가 없어 그나마 최신 날짜로 검색되는 글에 따르면 외부인은 3B 열람실만 사용 가능하다고 나온다. 

3B 열람실은 3A 열람실에 있는 관리 직원에게 신분증을 맡기고, 출입증을 받아야 입장 가능하다. 

3A 열람실입구는 구석에 짱박혀 있어서 초행길인 사람들은 찾기 힘들수도 있지만 3층 자체가 입구가 몇 없어서 돌아다니다 보면 금방 찾을 수 있다. 

3A열람실 입구 앞 관리실에서 출입증을 받은 후 뒤를 돌아 화살표대로 이동해라

나는 조금 해멨는데, 그 이유는 관리 직원이 잠시 화장실을 간건지 자리를 한참 비우고 있었고, 나중에 길을 물어 여기가 맞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저기요! 하고 부르자 당직실 문을 열고 한 사람이 전화를 받다가 퉁명스럽게 출입증을 주더라.. 

어이가 없긴했지만 뭐.. 대학교 교직원들에게 과한 친절을 바란 내가 바보였다. 

아무튼 이 글을 보는 여러분들은 내가 올려둔 글과 사진을 참고해 삽질하지 않기를 바란다.

3B열람실로 가는 입구 (출입증 필수)

 

도서관까지 등산을 해야하고, 출입절차까지 다른 도서관들에 비해 빡세기 때문인지 자리는 매우 널널하고 여유로웠다.

그리고 굉장히 조용하다.

어느 도서관이나 정숙해야 하는 것이 기본 소양이긴하다. 

하지만 서울대학교 도서관은 좀 기준이 빡센 편인듯 보였다. 

잡담조차 금지되고, 물 외엔 작은 간식류의 반입조차 허용하지 않고 있다.

만약 이를 어겨 누군가 나에게 항의를 하게 되면 패널티가 적용되어 아예 출입금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방문하고자 하는 이들은 해당 사항을 주의하기 바란다.

출입증을 CARD 부분에 찍고, 자리를 예약해야 한다.

3B 열람실에 들어오면 로비에 거대한 터치스크린이 존재하는데, 해당 시스템에서 자리를 예약해야 한다. 

노트북 존이 따로 있으니, 그 노트북 존 외에는 열람실에서 노트북 사용이 금지된다. 

라고 적혀있기는 한데, 워낙 조용하고 사람들도 조심조심 쓰는 편이라 그런지 그렇게 거슬리는 키보드 소리나 마우스 소리 같은건 나지 않은 편이었다. 

 

우측 상단에 표시된 부분을 터치해야 화면 이동이 가능하다. 이 점은 좀 불편했다.

 

가끔 이를 스킵하고, 그냥 자리에 앉아있는 경우가 있는 것 같은데, 자리 예약을 하지 않고 앉을 경우, 후에 자리를 비켜줘야할 수도 있으니 미리미리 예약하자. 예약은 한번에 최대 6시간 까지 가능했다. 

 

서울대학교 3B열람실은 시설이 나쁘지 않은 편에 속한다. 

가림막이 쳐진 독서실책상 같은 곳이 있고, 탁트인 시야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다란 책상 두가지 종류가 있어 취향에 맞게 자리를 고를 수 있다. 

3B 열람실용 의자

의자는 아래 사진 보는 것처럼 전 좌석 동일한 의자였다.

흔히 서울대 의자라고 말하는 의자는 아니었다. 

내 개인적으로는 등받이가 양쪽으로 나뉘어져 있는게 등판을 편안하게 받쳐주지 않아 불편했다. 

가림판 - 퀄리티가 훌륭한 편

독서실 책상의 경우 가림판이 설치되어 있는데, 튼튼한 아크릴판이고, 사용여부에 따라 회전해서 접는 것도 가능하다. 

다른 도서관에선 보지 못했던 기능인데 꽤 훌륭한 편이었다. 

 

방음은 잘 되지 않는 편이다. 

도서관 밖에서 학생들이 뭔가 환호성을 지르는 소리가 몇 번 났는데, 이중창 같은 창문이 아니다보니 그 소리가 고스란히 전달 된다. 소음에 예민한 사람이라면 창가쪽 자리는 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와이파이는 통신사 3사 와이파이가 기본 제공되고, 서울대에서 외부 손님용 와이파이를 별도 제공하고 있기도 해서, 이것저것 연결해서 쓰면 될 것 같긴한데, 나는 lg와이파이와 서울대 제공용 와이파이를 연결해봤는데, 내 예상보다 많이 느렸다. 속도테스트를 해보면 그렇게 느린 것 같진 않은데, 그냥 웹사이트 들어가는데도 버벅거려서 와이파이도 개인적으로는 아쉬웠다. 

 

총평 

다음에 또 오고 싶니? 라고 누군가 나에게 묻는다면 난 한번으로 만족한다고 대답하겠다. 

면학 분위기나 국내 최고의 대학이라 불리는 서울대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한번쯤은 방문해도 괜찮겠지만 그 외에 내 집 근처에 자주 다녔던 도서관에 비해 시설이 많이 아쉬웠다. 
(개인적으로는 의자가 매우 아쉽다. 와이파이도..)

그리고 내가 방문한 날은 날씨가 좋지 않았는데 높은 산 중턱에 있다보니 눈오는 날은 여길 어떻게 다닐까? 싶을 정도로 꽤 힘들었다. 

그리고 밥 먹을 만한 곳이 딱히 없었다. 

급하게 정한 일정이다보니 서울대 구내식당 위치 파악을 못했을 뿐더러 외부인이 이용 가능한지 여부도 확인하지 못했다. 불투명한 것 투성이다. 때문에 서울대 구내식당에 방문하고자 한다면 미리 검색을 해보고 방문해보길 바란다.  
(다음에 갈 일이 있다면 내가 한번 더 정리를 해보고 싶지만 현재까지는 재방문 의사가 많이 꺾였다 ㅋㅋㅋ)

중앙도서관 3층 쪽에 편의점과 카페가 있기는 한데, 많은 학생들이 편의점에서 인스턴트 식품으로 간단히 점심을 떼우는 것 같았다. 아재의 마음으로는 젊은 친구들이 편의점에서 끼니를 대충 해결하는게 안타까웠다. 
나도 물론 편의점에서 대충 떼우려고 했으나.. 자리가 없어 그냥 집으로 복귀했다.

(인터넷에서 일반 편의점보다 할인이 된다는 글이 있긴했는데, 내가 실제로 방문해보니 그런 것은 없는 것 같았다. 아니면 뭐 학생증을 보여줘야 할인이 되는건지?? 까지는 확인을 못해봤다.)